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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리뷰 | 생각을 멈출 순 없어도 바라볼 순 있다

환이s 2026. 7. 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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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기 전에

 

그날은 읽던 책을 다 끝내서

새 책을 한 권 사러 교보문고에 갔다.

 

목적이 있는 걸음이었다.

사려던 책은 따로 있었고,

그 앞으로 곧장 가던 길이었다.

 

그런데 매대를 지나치다

제목 하나가 눈에 걸렸다.

 

『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

 

그 한 줄이

괜히 발이 멈췄다.

 

그 자리에 선 채로

몇 장을 넘겨봤다.

 

몇 문장 읽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계속 읽고 싶어져서,

 

원래 사려던 책과 함께

이 책도 집어 들고 나왔다.


생각이 많은 게 나쁜 거냐고?

 

집에 돌아와

의자에 앉아 책을 펼쳤다.

 

읽다 보니

문득 스무 살의 내가 스쳐 지나갔다.

 

고향을 떠나

낯선 도시에서 혼자 살기 시작했던 그때.

 

전공은 진작에 접어두고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봐야 직성이 풀렸다.

 

이것도 궁금하고

저것도 해보고 싶어서

한자리에 오래 머무는 법이 없었다.

 

그때마다 나는

머릿속으로 수십 번을 굴렸다.

 

이게 맞을까,

지금 이걸 시작해도 될까,

남들은 벌써 자리를 잡았는데

나만 늦은 건 아닐까.

 

책은 조용히 짚어준다.

 

문제는 생각의 양이 아니라

그 생각이 흘러가는 방향이라고.

 

생각이 많아질수록

긍정적인 생각보다

부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고,

 

한번 시작하면

좀처럼 멈출 줄을 모른다는 것.


가장 오래 마음에 남았던 이야기

 

페이지를 넘기다

'슬플 때는 굳이 강한 척하지 말 것'에서 손이 멈췄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울면 나약한 사람이라고 배우며 자라서,

 

어른이 되면

아파도 괜찮은 척,

잘 견디는 척하게 된다고.

 

그럴수록

마음의 상처만 깊어질 뿐이라고.

 

그 문장을 읽는데

문득 영등포가 떠올랐다.

 

대전으로 내려오기 직전까지

마지막으로 자취하던 동네였다.

 

그 시절 나는

혼자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

 

특별한 목적도 없이

거리를 걷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이유 없이 구경하고,

 

가끔은 한강에 나가

혼자 맥주 한 캔을 들고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앉아 있곤 했다.

 

그때는 그게

자유로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나는 그냥

혼자 견디고 있었던 것 같다.

 

힘들다는 말을

어떻게 꺼내는지 몰라서,

 

그저 혼자 걷고

혼자 마시며

괜찮은 척을 했다.

 

저자는 슬픔은

관계 속에서 태어난다고 말한다.

그러니 혼자 삼키지 말고

곁에 있는 사람과 나누라고.

 

그 대목에서

한강에 혼자 앉아 있던 서른 살 전의 내가,

조금 안쓰러워졌다.


읽고 나서 드는 솔직한 생각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는

이미 창밖이 어둑해져 있었다.

 

서점에는 잠깐 훑고 나왔을 뿐인데

어느새 한 권을 다 읽어버린 셈이었다.

 

물론 오래된 습관이

곧바로 바뀌진 않는다.

 

스무 살부터 십 년을

혼자 견디는 데 익숙해진 사람이

책 한 권으로 달라질 리 없다는 걸 안다.

 

다만 하나는 달라졌다.

 

이제는 힘들 때

'괜찮은 척'을 하려는 나를

한 번쯤 멈춰 세우게 됐다는 것.

 

멈추진 못해도

그런 나를 바라볼 수는 있게 됐다.

 

늘 새로운 곳을 향해 달리던 내가

서른이 되어서야

한자리에 정착한 것처럼,

 

마음을 꺼내는 법도

이제는 조금씩

배워가는 중이다.


이런 분께 권하고 싶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매번 시작 앞에서 머뭇거리는 사람,

 

힘들어도 괜찮은 척

혼자 삼키는 데 익숙해진 사람,

 

머릿속이 늘

쉬지 못하고 돌아가는 것 같은 사람.

 

그런 분들껜

서점에서 잠깐이라도

이 책을 펼쳐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처럼

그 자리에서 발이 멈출지도 모르니까.


마무리하며

 

원래 사려던 책은

아직도 책장에 그대로 꽂혀 있다.

 

정작 그날 나를 붙잡은 건

계획에도 없던 이 책이었다.

 

생각을 없애주는 책은 아니다.

 

대신 이렇게 묻는다.

그 많은 생각을

혼자 끌어안고 있을 필요가 있냐고.

 

여전히 나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지만,

새로운 곳에 정착한 지금,

 

이제는 그 생각을

조금씩 꺼내놓으며

살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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