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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느슨해져도 괜찮다는 겨울 –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환이s 2025. 12. 4.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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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의 끝자락.

겨울 공기가 더욱 차갑게 내려앉는 요즘,

저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기능 개발들을 붙잡으며

올 한 해를 동시에 정리하고, 또 버티고 있는 중입니다.

 

프로젝트는 마무리 단계에 다가온 듯하지만

막상 손에 들어온 건 그리 많지 않은 듯한 기분.

예상치 못한 에러는 자꾸 모습을 드러내고,

마지막 조각 같았던 개발 일정은

날씨처럼 점점 더 팽팽하게 얼어붙어 갑니다.

 

이럴 때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요.

 

"과연 올해 안에 마무리할 수 있을까?"

"내가 놓친 부분은 없는 걸까?"

"내년의 나는 지금보다 더 단단해질 수 있을까?"

 

겨울은 원래 조용해야 하는 계절인데

유독 이 시기가 되면 마음은 더 시끄러워지고,

머릿속은 더 복잡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일들이 주는 압박감,

마무리하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속도를

내가 따라가지 못하는 듯한 묘한 초조함.

 

그래서인지,

이 시점의 겨울은

늘 저를 가장 솔직하게 만드는 계절 같아요.

 

 

그때 만난 책,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그런 시기에 우연히 다시 펼치게 된 책이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였습니다.

 

책 속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던 챕터는
“삶은 비워지고 차오르길 반복하므로.”
이었습니다.

 

쌓아온 것도 있고, 놓친 것도 있고,
반복해서 채웠다가 비우기를 반복했던 올 한 해와
너무나 닮아 있는 말이었거든요.

 

그 챕터에서 만난 문장은
특히 제 마음을 꽉 붙들었습니다.

 

“모든 순간은 오고 가며 흘러가는 인생이다.
누구도 소유할 수 없는 시간처럼.
다가왔다가 지나간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마음 한쪽 깊숙한 곳이 조용히 흔들렸습니다.

 

올해 나는 참 많은 것들을 붙잡고 있었던 것 같아요.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
뒤처지면 안 된다는 압박,
놓치고 있을지 모르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까지.

 

그러다 보니
지나가도록 놔둬야 할 것들까지
억지로 붙들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은 말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순간은 머무르지 않고 흘러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마치 계절이 바뀌듯,
다시 빈 자리를 채우듯,
삶도 그저 그렇게 흐르는 것이라고.

 

그 말을 듣고 나니
아직 끝나지 않은 프로젝트조차
무겁게만 느껴지던 마음에서
조금은 내려놓을 여유가 생겼습니다.

 

지나가야 할 순간은 지나갈 것이고,
채워질 순간은 다시 채워질 테니까요.

 

겨울이라는 계절이 갖고 있는 진심

 

겨울은 무언가를 “멈춰 세우는” 계절 같지만
실은 많은 것을 흘려보내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나무는 잎을 내려놓고,
바람은 냄새를 바꾸고,
하루의 해도 조금 더 짧아지죠.

 

그래서인지
겨울은 항상 나에게
‘지금의 나’를 살짝 멀리서 바라보게 만드는 힘을 줍니다.

 

아마 이 책의 문장도
그 겨울의 시선과 닮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나가는 건 나쁜 게 아니라,
그저 원래 그래야 하는 일이라는 것.

 

지금의 나에게, 그리고 지나온 나에게

 

그래서 올해의 마지막에

이 말을 다시 한 번 마음속에 넣어봅니다.

 

"모든 순간은 오고 가며 흘러간다."

그렇다면 지금의 불안도,

압박감도,

조금은 아쉬웠던 마음도

곧 나를 스쳐 지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또 새로운 순간들이 오겠죠.

오늘보다 조금 더 단단한 나를 데리고.

조금 더 깊어진 마음을 데리고.

 

마지막으로, 겨울을 지나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비워지는 시간이 있었다면,

분명 다시 차오르는 시간도 있을 겁니다.

올해가 조금 벅찼어도 괜찮고,

내년이 아직 불안해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하루하루 무너졌다가도

다시 일어났고,

비워졌다가도

다시 채워져 왔으니까요.

 

그러니 이렇게 말해보고 싶습니다.

 

행복할 거야.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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