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ro. 버티는 것도 선택이고, 태도는 더 중요하다
개발자로 3년 차가 되면
이상하게 마음이 가장 복잡해진다.
신입이라는 보호막은 사라졌고,
그렇다고 어디서든 환영받는 시니어도 아니다.
일은 익숙해졌지만, 미래는 여전히 불안하다.
요즘 나는 자주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지금 이 회사를 계속 다니는 게 맞을까?"
이직을 생각하지 않은 날보다
생각한 날이 더 많은 시기.
하지만 동시에, 아무 준비 없이 나가는 건
또 다른 불안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이 글은
이직을 포기하자는 이야기도 아니고,
무작정 참으라는 글도 아니다.
지금 회사를 다니는 동안,
내 다음 단계를 준비하기 위해
어떤 마인드셋으로 버텨야 하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1. 지금 회사는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이다
3년 차가 되면
지금 회사가 내 커리어의 끝인지 아닌지를
자꾸만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생각을 바꿨다.
지금 회사는 내 인생의 목적지가 아니라,
다음 회사를 위한 과정이다.
이 회사에서:
- 평생 다닐 필요도 없고
- 모든 걸 바꿀 필요도 없고
- 인정받기 위해 나를 소모할 필요도 없다
다만,
내 경력에 남길 것만 챙기면 된다.
2. '열심히'보다 '남길 수 있는 일'을 한다
열심히 일하는 건 중요하다.
하지만 3년 차에게 더 중요한 건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일할 때 기준을 하나 정했다.
"이 일은 나중에 이력서에 쓸 수 있을까?"
- 구조를 개선한 경험
- 로직을 정리한 사례
- 성능이나 안정성을 높인 작업
-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한 과정
이런 것들은 끝까지 책임지고 가져간다.
반대로,
- 의미 없는 야근
- 경력에 남지 않는 잡무
- 책임만 커지는 일
이런 건 선을 긋는다.
3. 에이스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잘하면 인정받겠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합병, 구조 변경, 연봉 동결 같은 상황에서는
에이스일수록 소모가 빠르다.
그래서 목표를 바꿨다.
"없으면 큰일 나는 사람"이 아니라
"있으면 일하기 편한 사람"
이 정도 위치가:
- 스트레스가 덜하고
- 정치에 덜 휘말리고
- 이직 준비 시간을 확보하기 좋다
4. 회사의 문제와 나의 가치를 분리한다
연봉이 오르지 않을 때,
애매한 지시를 받을 때,
책임이 흐려질 때.
이걸 이렇게 받아들이면 힘들다.
"내가 부족한가?"
"나를 평가절하하는 건가?"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그래서 나는 연습한다.
회사의 상황과
나의 가치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연습
이 연습을 못 하면
괜히 스스로를 깎아내리게 된다.
5. 배울 게 있으면 최대한 흡수한다
지금 회사에서
배울 게 있다면, 감정 없이 흡수한다.
- 기술
- 설계 방식
- 운영 경험
- 실수와 실패까지도
이건 전부
다음 회사를 위한 자산이다.
그리고 배울 게 없다고 느껴질 때는
그 시간을 기록으로 바꾼다.
- 어떤 문제가 있었고
- 왜 그렇게 됐고
-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기록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6. 연봉은 '지금'이 아니라 '다음'에서 받는다
지금 회사에서
모든 보상을 받으려고 하면 지친다.
그래서 마음속 기준을 정했다.
지금은 연봉을 올리는 시기가 아니라,
다음 연봉을 만들고 있는 시기다.
목표는 분명하다.
다음 단계에서는 3,800 ~ 4,000 이상.
그 목표를 위해
지금은:
- 경력을 쌓고
- 말을 준비하고
- 증거를 모으는 시간이다.
7. 이직 준비는 배신이 아니다
이직을 준비하다 보면
괜히 죄책감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이직 준비는 배신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회사는 나 없이도 돌아가고,
내 인생은 회사 없이도 계속된다.
그래서 나는
조용히 준비한다.
8. 나는 '참는 중'이 아니라'기다리는 중이다'
이 문장을 자주 마음속으로 되뇌인다.
"나는 참는 게 아니라,
타이밍을 기다리는 중이다."
지금의 선택이
도망도 아니고,
패배도 아니다.
다음 단계를 위해
잠시 속도를 조절하고 있을 뿐이다.
Outro. 이 시기는 언젠가 지나간다
3년 차는
가장 애매하고,
가장 불안하고,
가장 많이 흔들리는 시기다.
하지만 동시에
방향만 잘 잡으면 가장 크게 점프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글이
지금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주면 좋겠다.
그리고 몇 년 뒤,
이 글을 다시 읽는 내가
조금 더 나아진 위치에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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